나의 백 일.
가을에 태어났으니 백일이 되는 날의 겨울은 추웠던가 보다.
두꺼운 코끼리 옷, 의자를 감싼 담요. 북슬북슬한 백 일 사진이다.
어머니의 말씀으로는 기분 좋게 사진을 찍은 뒤에, 의자에 꽉 낀 몸을 빼느라 울고불고 난리였다는 후문이다.
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30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삶에도 뒤돌아 보면 이야기들이 켜켜히 쌓여 두터운 나이테를 만들었더라.
나의 말들은 두서 없고 들쭉날쭉하게 꺼내 놓아지겠지만,
결국엔 잘 뭉쳐져 북슬북슬한 덩어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