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나로호 3차 발사를 보러 고흥에 갔었다.

TV에서 나로호 3차 발사에 대해 수선을 떠는 뉴스들을 봤다.

그리고 나로호 발사를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발사 전날 막차를 타고 고흥으로 내려가, 피씨방에서 밤을 새고, 첫차를 타고 외나로도에 도착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돈은 없고, 잠은 오고, 바람은 매섭더라.

그래서 해변의 공공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오돌오돌 떨며 선잠을 잤다.

그러고는 저 하늘을 바라보며 발사만 기다렸지만, 몇시간이 지연되더니 끝내 취소가 되었다.

 

잊고 싶은 2012년의 기억들이 모두 잊혀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2012년에 내가 살았던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느끼려던 굉음과 떨림은 그렇게 허무하게 취소됐다.

어쩐지 호남선을 달리던 밤 버스의 옆자리 아저씨가 드시던 군침돌던 만두만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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