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이라면 다들 그렇듯 나도 어릴적엔 낮잠을 많이 잤다.
할아버지 방에서 자고 일어나면 얼굴과 볼에는 빨갛게 대나무 자리 자죽이 남아있었다. 부모님 방 침대에서 자면 다섯시쯤 미군부대쪽에서 들려오는 대포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거실에서 자고 일어나면 부엌에서 시래기 된장국 냄새가 나고있었다. 여름날 옥상 평상에서 나른하게 잠을 깼다.
아직 어렸을 때라 그런지 낮 잠을 자고 일어날때에는 뭔가 기분이 묘했다. 슬프기도하고 짜증나기도하고 어려서 알겠냐만 싱숭생숭했던거 같기도 하고.